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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 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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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113회 작성일 2021-11-01 10:51: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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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문숙

남편과 오랜만에 외식을 하다말고
아이 문제로 다투다 옆자리를 돌아본다
부부인 듯 남자가 여자 접시에 반찬을 놓아주며 다정하다
옆자리 남자에게 자꾸 눈길이 쏠린다
씁쓸한 밥을 억지로 넘기고 남편을 따라 식당문을 나서는데 출입문 입구에

― 본인 우산 꼭 확인하고 가져가세요, 자주 바뀌거든요

한참동안 내 우산을 찾다말고 한 생각이 스친다
굳이 내 것을 고집할 필요 있나
실컷 쓰고 다녀서 빛바랜 우산인데
까짓것 누군가 바꿔갔으면 고마운 일이지
기회가 왔을 때 한 번쯤 바꿔보는 거야

무늬가 화사한 우산 하나를 뽑아든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식당문을 나선다
접힌 우산을 펼치자 살이 휘고 구멍이 뚫려 있다
자꾸 빗물이 샌다
옷이 흠뻑 젖고 있다
앞서 가던 남편이 크게 소리를 지른다

― 빨리 와서 내 우산 써,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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